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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다

by C namon 2025. 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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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에 살다 보니 알게 되었는데, 동해 기정떡이 참 유명하단다.

그 얘기를 들으니 문득 우리 할머니 생각이 났다.
얼마 전,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넓은 집에 혼자 계실 할머니 모습이 떠올라
기정떡을 택배로 보내드렸다.

그리고 오랜만에 전화를 드렸다.

“할머니, 강릉에선 동해 기정떡이 유명하대요. 한번 드셔보세요.”
“아이고, 뭘 그런 걸 보내… 너는 나한테 아무것도 안 해도 돼. 미안해서 어쩌냐…”

할머니는 당신이 나한테 해준 게 없다며
계속해서 미안하다고 하셨다.
자식들도 많은데, 손녀인 나까지 굳이 챙기지 않아도 된다고.

그 고마운 마음을
“미안하다”, “괜찮다”는 말로  바꾸어 전하신다.

 

내 할머니, 할아버지는
내 초등학교 입학식부터 대학교 졸업식까지
한 번도 빠짐없이 오셔서 자리를 빛내주셨다.

내가 할머니 댁에 일주일에 한 번을 가든,
한 달에 한 번을 가든
언제나 꼭 만 원이라도 용돈이라며
내 손에 몰래 쥐여주셨던 분들이다.

이제는 아흔을 바라보시는 나이.
손녀가 가끔 보내드리는 간식거리나 용돈도
편히 받으시면 좋으련만,
늘 한사코 괜찮다고만 하신다.

나도 내 삶이 바빠 잘 챙겨드리지도 못하는데...
이런 작은 정성으로라도 마음을 전하고 싶다.

우리 할머니, 더 오래도록 내 마음을 전할 수 있도록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셨으면 좋겠다.

할머니도 내가 고맙고,
나도 할머니가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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